각 나라마다 연말을 보내는 방법, 연시를 맞이하는 방법에 있어 저마다 전통이 있는데요,
일본 역시 몇 가지 풍습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제일 대표적인 음식에 관해 소개해 볼게요.
1. 12월 31일, 연말을 보내며 먹는 토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일본 사람들은 토시코시소바, 말 그대로 '소바'를 먹습니다.
왜 마지막 날에, 많은 면 중에서도 소바를 먹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소바 면이 얇고 긴 형태라는 점에서 健康長寿건강장수/家運長命가운장명을 기원한다,
소바 면이 다른 면보다 잘 끊어진다는 점에서 한 해동안의 액운을 끊어낸다,
라는 두 가지가 제일 대표적입니다.
한국의 국수처럼, 소바 면을 사서 육수를 내 직접 끓여 먹기도 하고,
간편하게 컵라면으로 나오는 소바를 먹기도 합니다.
2. 대표적인 새해 음식, 오세치 요리(おせち料理)
1월 1일부터 먹는 오세치 요리는
새해의 풍작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여러가지 '운(재수)'가 좋다는 각종 메뉴를,
겹겹이 쌓는다는 의미로 2~5단 찬합에 넣어, 맑고 선명한 색감을 내 꾸며 먹는 것을 뜻합니다.
찬합에 들어가는 메뉴는 '설에 먹는 음식'으로서 일반적으로는 잘 만들어 먹지 않는 종류로
지역마다 가정마다 다른데, 제일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청어 알을 소금에 절인 카즈노코(数の子,알이 많은 것에서 자손 번영을 기원한다는 뜻),
당근과 무를 채썰어 유자 과즙과 식초로 담근 홍백 초절임(紅白なます,좋은 일을 축하할 때 쓰이는 홍백색의 조합으로 운이 좋다는 뜻),
그 외에도 검은 콩 조림, 달게 조린 밤, 두꺼운 계란 말이요리, 해산물 요리 등등이 있습니다.
워낙 집집마다 달라서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메뉴들은 기본적으로 간을 세게 하지 않아 싱거운 편이고
그 중에도 식초 맛(?) 음식이 많은 편입니다.
한번 만들 때 2~5단 찬합 가득 채워 만들기 때문에 양도 많은데 맛도 싱겁다보니, 다들 하루 이틀째에는 남은 음식들로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게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직접 만들기 보다 사서 먹는 집들이 많고 젊은 세대는 잘 안챙겨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3. 대표적인 새해 음식 두 번째, 오조니(お雑煮)
오세치 요리와 함께 먹는 오조니는 새로운 일년동안의 '무사'를 기원하며 1월 1일부터 3일까지 먹는 국물 요리입니다.
기본적으로 떡이 들어가는데, 떡이 동그랗기도 각지기도 하고 한번 굽기도 그냥 바로 끓이기도 하는 등, 요리법은 전국 각지 천차만별입니다.
떡 외에 무우, 당근, 닭고기, 각종 채소 등 각종 재료가 들어갑니다.
국물은 미소 된장,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한 장국이 제일 일반적인데 오세치처럼 간은 세지 않습니다.
신년 첫 날의 신사 참배를 가면 이 요리를 나눠주기도 하고, 근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신년 맞이의 마무리는 죽으로, 나나쿠사가유(七草粥)
신년 맞이의 7번째 날, 1월 7일에 먹는 음식으로 나나쿠사가유라는 죽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일곱 가지 풀 죽'인데요, 이름 그대로 일곱 종류의 풀(채소, 약초)을 넣어 끓인 죽에 소금간을 해서 먹습니다.
이 일곱 가지는 지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미나리, 냉이, 떡쑥, 별꽃, 광대나물, 순무, 무 를 넣습니다.
초봄부터 싹을 내는 풀(채소, 약초)를 먹어 나쁜 기운을 없애고 한 해동안 건강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먹지 않는 음식들을 먹게 되는 연말 연시 지쳐있는 위장을 편하게 하기 위해 죽을 먹는다는 설도 있습니다.
5. 따뜻한 떡과 팥, 오시루코(おしるこ)
오시루코는, 팥과 설탕을 졸여 만든 '앙금'을 떡과 함께 끓여 먹는 음식으로 한국의 팥죽과 비슷합니다.
지역에 따라 물이 많이 들어가기도 적게 들어가기도 하고 사용하는 팥, 앙금 종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1월 11일~15일 즈음 먹는 음식인데 오시루코를 먹게 된 유래로는 일본의 새해 풍습 '카가미 비라키(鏡開き)'가 있습니다.
'카가미 비라키(鏡開き)'는 한 해동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신(조상 등)에게 바치는 '카가미 모찌(鏡餅)'를
새해 맞이 기간이 끝나는 때(보통 1월 11일~15일, 지역에 따라 다름)에 먹는 풍습인데요,
이때 사용되는 '카가미 모찌(鏡餅)'는 동그란 말린 떡입니다.
이 말린 떡이 딱딱하다보니, 부드럽고 따뜻하게 먹기 위해 나온 것이 오시루코라는 설이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딱딱한 떡은 구워 먹거나 오조니에 넣어 먹는 등 오시루코가 아니어도 부드럽게 먹을 수 있고,
근대에 들어서 오시루코 자체가 워낙 일반적인 요리의 하나로 굳혀져 있어 설 음식 이미지는 많이 없어졌습니다.
이상, 다섯 가지의 연말 연시 음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방법은 나라마다 방식은 달라도 뭔가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괜스레 한국의 떡국이 그리워지네요^^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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