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던 오오키는, 유즈리하라는 여학생을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벼르고 벼르다 고백을 하려던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강렬한 빛이 비치고,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이 석화 현상으로 돌이 되어버립니다.
의식을 잃으면 영원히 고백을 못할 것 같았던 오오키는 돌이 되어서도 의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사람으로 돌아옵니다.
영문을 모른 채 주변을 살펴보면 아직 석화가 진행 중인데 자신처럼 움직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어릴 적 친구, 센쿠.
센쿠는 오오키에게 지금은 그때로부터 3700년이 지난 미래이지만 지구는 초기화되어있다는 것,
그래서 서바이벌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며 앞으로 자신을 도와줄 것을 부탁합니다.
천재아라고 불렸던 센쿠는 자신의 지식을 이용하여 여러 실험을 시작하고,
오오키는 체력적인 면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데...
그들은 석화 현상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까요?
센쿠의 과학 지식은 서바이벌 생활에서 어떻게 쓰일까요?
이 애니메이션의 주된 스토리는,
현대 문명이 모두 다 사라진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과학 지식을 이용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입니다.
거의 매 회, 주인공들은 과학 실험을 하고 성공도 실패도 해 나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갑니다.
뜻하지 않은 대립을 하기도 하지만, 태초부터 존재하던 자연과 계절이나 날씨 등을 있는 힘껏 사용하며
그들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계속하고, 우연한 현상도 이용해가며 조금씩 발전해나갑니다.
무엇보다도 이 애니메이션이 재미있는 이유는,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가 되도록 정말 기초적인 부분부터 설명을 해준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본격적으로 수렵을 시작하는 4화에서는 잡은 물고리를 훈제시켜 보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주인공 중 한 명이 '훈제는 냉장고가 없어도 썩지 않는 것을 말하냐'라고 묻는 질문에
'연기에 포함된 알데하이드로 미생물을 죽이는 것'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또, 과학 문명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탄산칼슘'이라고 알려주면서 그 이유로
1. 토양을 좋게 해 줌으로 농업에 도움이 되고,
2. 구워서 모래와 섞으면 모르타르(시멘트와 비슷함)가 되어 집이나 화덕을 지을 수 있으며
3. 세균을 정화해주기 때문에 의사를 대신할 생명의 돌(Dr. 스톤)이라는 설명을 해준 후
조개에서 탄산칼슘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렇듯 하나의 과학적 사실을 기초부터 그 원리, 실전에서 이용하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어 이해하기가 굉장히 쉽고,
여기서 보고 들은 이야기는 지금 현대 사회에서는 그 기술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까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과학을 심도 있게 다루는 것과 함께 또 한 가지 포인트가 되는 부분은,
모든 인류가 석화화되어 있고 그들을 사람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주인공들만 안다,
즉, 인류의 역사가 그들의 손 끝에서 새로이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나쁜 사람들은 골라내어 좋은 사람들만을 돌려내야 한다는 의견과,
모든 사람들을 공평하게 돌려내야한다는 의견이 부딪히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쪽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신은 이미 인간으로 돌아왔고, 앞으로 인간으로 돌릴 수 있는 선택이 자신의 손 끝에 달렸다면,
심지어 그 언젠가 자신을 함부로 대했던 사람이 석화화되어 눈 앞에 있다면,
머리가 뜻하는 바와 마음이 뜻하는 바가 과연 같을지, 쉽게 선택할 수 있을지...
판단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주인공들은 과학이란 어떠한 학문(?) 인지도 말해줍니다.
예를 들면, 과학이란 꾸준함이 필요하기에 가설과 실험을 반복하는 것이라는 말,
과학으로는 알 수 없는 것도 있다, 가 아니라 모르는 것의 규칙을 찾는 그 끈기를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이라는 말 등인데요,
의무 교육 때 이후로 과학을 접해오지 않았던 저로서는 이런 말들이 참 크게 와 닿았습니다.
과학이라는 것을 어렵게만 생각했었고, 지금의 기술들을 내 머리로 이해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저런 말들과 함께 찬찬히 설명해주는 기초를 보고 듣고 있다 보면,
(물론 완전한 이해를 하기엔 아직 많이 멀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아장아장이긴 하지만 한 발 한 발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린이 과학만화라고 생각해서 아직 본 적 없다 하는 분들,
초반에 좀 유치하다 생각이 들어서 안 봤다 하는 분들께는 일단 4화까지만 봐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러면 이 만화의 장점(?)이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른 아이 구분 없이, 모든 분들께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과학 만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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