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살이 된 스즈는 산 너머 동네에 사는 호죠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서투르지만 착한 남편 호죠와 그의 가족들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생활.
밝고 자상한 성격의 히로시마 출신의 스즈는 변화에 잘 적응해나가며
여러 가지 풍족하진 않지만 자신의 취미인 그림 그리기도 꾸준히 해 나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태평양 전쟁이라는 큰일이 터지게 되고,
당연하게 구할 수 있었던 것들이, 당연하게 해왔던 일들이 하나 둘 불가능해지기 시작합니다.
스즈는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조금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전쟁이 어쩌고, 누가 잘못했고 어쩌고, 가 아닌
비극적인 시기의 서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말 평범하고 평범한 스즈의 일상을 중심으로 그 시대의 생활을 재현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원작은 히로시마 출신의 후미요 코노라는 작가가 그린 동명의 만화인데
이미 영화로 제작되기 전부터 면밀한 묘사와 그 스토리는 인기 었습니다.
그녀의 만화는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만화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에 의해 영화화가 결정된 후에는 일본 현지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 개봉했습니다.
개봉 초반에는 63개의 상영관에서 시작했지만 그 인기에 더불어 금새 198개로 확장되었습니다.
상영관이 점점 늘어갔던 덕분에 2019년의 기록으로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상영 최장이라는 롱런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 인기의 결과, 드라마로도 제작, 방영되었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선으로 간단하지만 또 자세히 표현한 그림체는 보면서 부담이 없고,
단순히 절망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전쟁으로 인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보여주면서
그와 함께 힘든 시절이었지만 즐거운 일도, 행복한 일도 있었다고 전해주는 스토리는 탄탄합니다.
초반의 당연한 일상을 보여준 후 전쟁이 일어난 뒤의 변화를 보여주어서
자연스럽게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는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온통 회색 빛 희망이 없어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스즈는 취미인 그림 그리기를 잊지 않았고,
그녀의 그림은 어두운 현실속에서의 한줄기 빛처럼, 동화처럼 관객을 끌어당깁니다.
모두가 상상은 해봤지만 겪어본 적 없는 전쟁.
나라의 배경은 달라도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는 비슷합니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도 변하지 않는 공포가 존재한다는 것을,
그 공포는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이 작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세상의 당연한 일상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눈 앞의 세상이 너무나 당연해서 소중함을 잊고 살아갑니다.
잊고 나서야 알게 되면 너무나 늦는다는 걸 알면서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감사함도 고마움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해 주면서
동시에 지나간 과거를 회상만 하는 것이 아닌,
지나간 과거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억해야 하는 것들 또한 새로이 돌아보게 해 줍니다.
전쟁의 무서움과 그로 인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
'이 세상의 한구석에'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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