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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본 문화생활/일본 영화이야기

[일본 영화] [청소년 관람 불가] 네 여성의 달콤 씁쓸 인생과 사랑 이야기, '스트로베리 쇼트 케이크(ストロベリーショートケイクス)'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43862#photoId=123241

 

사토코는 콜걸의 접수를 하는 전화 교환원 일을 하고 있습니다.
2년 전, 남자 친구와 절절한 이별을 한 후 한동안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만남을 기다립니다.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43862#photoId=123241

 

아키요는 사토코가 일하는 곳에서 제일 잘 나가는 콜걸입니다.
말 수가 별로 없는 얼음 미녀지만,
오랫동안 짝사랑중인 대학 동창 키쿠치와 만날 때만큼은 수다쟁이가 됩니다.
하지만 친구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꼭꼭 숨긴 채,
키쿠치가 없는 곳에서는 죽은 듯 담담히 살아갑니다.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43862#photoId=123241

 

털털한 성격의 일러스트레이터 도코는 하루 종일 그림과 함께입니다.
새로운 의뢰가 왔는데 마음처럼 잘 그려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인기와 명성을 얻었지만 어딘가 부족한 것 같고,
높은 자존심은 곧 부담이 되어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43862#photoId=123241

 

도코와 함께 사는 회사원 치히로는 현모양처가 꿈입니다.
남자친구가 생기면 금방 결혼을 꿈꾸는 탓에 부담을 느낀 남자들은 쉽게 떠나가고,
치히로는 자꾸만 반복되는 이별에 점점 더 눈 앞의 관계에 집착하게 됩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없어 보이지만,
가슴속에는 풀리지 않는 응어리를 품고 살아가는 네 명의 여성.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다 우연히 서로를 알게 되고 또 도와주게 되는 
사토코와 아키요, 도코와 치히로.

그들의 인생과 사랑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집니다.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43862#photoId=123241

 

이 영화는 도쿄에 살고 있는 네 명의 여성이 주인공으로,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비슷한 부분이 많은 네 명은 
각자 다르지만 또 비슷한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그 외로움과 공허함을 없애고자,
그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신'을 찾습니다.

(여기서의 '신'은 종교적인 존재가 아닌, 자신을 보듬어줄 어떠한 매개체입니다.)

사토코는 하루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 한 캔, 혹은 길가에서 주운 돌멩이.
아키요는 유일한 벗 키쿠치와의 잡담.
치히로는 남자와의 관계.
도코는 폭식 후 구토 혹은 치히로의 일기장 훔쳐보기.

자신을 보듬어 줄 매개체로서 정말 괜찮은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들에게는 제일 좋은 처방전이었습니다.
그렇게, 잘 버텨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그들은 새로운 사건 사고에 휘말리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만남과 이별,
의도치 않았지만 엇갈리는 인간관계,
빛을 잃어가는 꿈...

그리고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점점 더 힘이 들어갑니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처방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는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합니다.

그때, 새로이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은 돌멩이나 맥주가 아닌, 
잠깐 그 순간만의 쾌락이 아닌,
가까이 두고도 몰라봤던 서로의 존재였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는 나 자신이 제일 모른다는 말과
사람은 혼자이고 싶어 하지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영화가 딱 그 두 포인트를 짚어 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힘이 들 때 무심코 나 자신을 갉아먹는 해소법을 하고 있진 않은지,
나부터가 벽을 만들고 타인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모르는 나의 장단점을 알아봐 주고아무 이유 없이도 기댈 수 있는 친구의 존재,
등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귀여운 제목과는 달리, 시종일관 어둡고 끈끈합니다.
중간 부분 즈음에서는 더운 여름 땀을 한 바가지 흘린 후 씻지 못한 채 옷을 갈아입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그 불쾌한 끈적함이 있었기에,
후반부 그들이 일상에서 한 발 내디뎌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을 때,
몇 만 배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밝은 영화를 주로 보는 분들이 보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어딘가 마음속 공허함을 느끼고 있는 분이나,
현재의 상황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분들이 보시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와 닿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덤덤히 살아내고 있는 하루의 한 줄기 빛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43862#photoId=12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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