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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본 문화생활/일본 영화이야기

[일본 영화] 100일 후에 죽는 악어(100日後に死ぬワニ)의 애니메이션 영화화 결정! 5월 개봉!

출처: 작가 키쿠치 유우키의 트위터. @yuukikikuchi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된 만화,
'100일 후에 죽는 악어'가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어 5월 28일, 개봉된다는 소식입니다!!
원작 만화는 100일 후에 죽는 악어=100日後に死ぬワニ인데,
애니메이션 영화는 100일간 산 악어=100日間生きたワニ로 타이틀이 조금 바뀌어서 개봉된다고 합니다.


원작 만화는 네 컷 만화로, 작가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2019년 12월부터 하루에 한 편씩 올리는 형식으로 연재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엄청난 인기를 끈 건 아니었지만,
1. 작가가 특이한 그림체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었고
2. 하루에 한 편씩 정해진 시간에 연재되는 만화라는 것을 알게 된 독자들이
챙겨보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 어느샌가 굉장히 유명해졌습니다.

하도 화제가 되다 보니, 막판에 '도대체 백일 어쩌고 악어가 뭐길래 다들 이 난리냐'라며
그때까지 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그 인기가 올라갔습니다.
저 또한, '도대체 뭐길래 다들 난리냐'며 뒤늦게 챙겨보기 시작한 사람 중 한 명인데요,
이제 곧 100일이 된다며 아쉬워하는 사람들,
과연 악어가 어떻게 죽을 것이냐에 관해 의견을 내기 시작한 사람들로
완결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 온종일 시끌벅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본에서도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https://www.shogakukan.co.jp/books/09850125

 


제목에 이미 100일 후에 죽는다고 되어 있어 독자는 타임 리밋을 알지만,
주인공 악어는 자신이 언제 죽는지, 아니 죽을 운명인지 모릅니다.
물론 그의 친구들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은 묵묵히 하루하루를, 그야말로 평범하게 보냅니다.
짝사랑도 하고, 고백을 못해 수줍어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합니다.
일에 지쳐 쓰러지며 하루가 끝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독자는, 매 회 마지막에 적히는 '사망까지 00일'이라는 문구를 보며

싫든 좋든 그의 죽음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날짜가 점점 줄어듦과 동시에 애가 탑니다. 
혹시 죽지 않는 건 아닐까? 하며 기대도 해 봅니다.
그리고 100일째 되는 날, 악어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미 100일이라는 타임 리밋과 죽음이라는 설정을 알고 보기 때문에
삶과 죽음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하며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무래도 제일 큰 인기의 이유였지만,
복잡한 스토리 라인이 아니기 때문에 악어가 죽음을 맞이한 후 그의 일생을 다시 돌아볼 수 있다는 점
(=100회부터 되돌려 봐도 의미가 전해지고 또 다른 발견이 있다는 점)도 인기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출처: 작가 키쿠치 유우키의 트위터. @yuukikikuchi

 


또한 이 만화는 작품의 인기와 더불어 그 후의 잡음 또한 굉장해서 여러 의미로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만화가 완결이 나고 그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
갑자기 인기 가수와의 콜라보가 정해지고, 굿즈가 판매되고, 팝업 스토어가 진행되는 등
이미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속전속결로 여러 큰 사안들이 연달아 정해졌습니다.
사람들은 그 상황을 보고 이거 원래부터 계획된,
이른바 대기업이 관여된 미디어 믹스 전제로 꾸며진 활동 아니냐며 의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광고사 덴츠에서 어느 정도 관여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감동할 포인트를 잡아 결국 돈을 벌려던 수작이었다'라는,
이른바 '덴츠 안켄'(덴츠 안건)이라는 단어가 사회 현상이 될 정도로 퍼졌습니다.
이 사건이 워낙에 시끄러웠던 탓에, 한동안은 그에 따른 패러디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일상 속에서 일어난 어떤 감동할 만한 사건에도 
'이것도 화제성을 이용해 돈 벌려는 덴츠 안켄 아니냐'는 식의 조롱이 붙거나,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 '이것 또한 덴츠 안켄이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https://www.cinemacafe.net/article/2021/02/17/71403.html

 

과정에 잡음은 있었을지언정,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작품이란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기에
애니메이션 영화 개봉은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애니메이션 성우도 발표되었습니다.
주인공 악어 역에 카미키 류노스케, 생쥐 역에 나카무라 토모야,
두더지 역에 키무라 스바루, 선배 역에 아라키 유코로 결정되었습니다.

카미키 류노스케는 지브리 영화 등 성우 경력이 많고, 연기력 또한 탄탄해서
이번엔 어떻게 캐릭터를 소화할지,어련히 잘해 줄 거란 믿음과 함께 기대가 됩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영화에서도 주연을 맡았던 배우입니다.
2020/12/18 - [소소한 일본 문화생활/일본 영화이야기] - [일본 영화] TOO YOUNG TO DIE 렛츠락!죽어서 하는 밴드

나카무라 토모야는 부드러움 속에 섹시한 목소리가 특징적인 배우인데요,
제가 봤던 만화 속 생쥐의 성격과 목소리가 조금 달라서 어떻게 매치될지 기대됩니다.
그가 나왔던 드라마도 소개한 적이 있었네요.
2021/02/23 - [소소한 일본 문화생활/일본 드라마이야기] - [일본 드라마]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나기의 휴식(凪のお暇)'

키무라 스바루는 일본판 도라에몽의 퉁퉁이 역을 맡았던 성우이기도 합니다.
두더지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선보여줄 것 같습니다.

아라키 유코 역시, 여러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입니다.
성우로 보는 것은 저는 처음인데, 선배 역을 어떻게 연기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출처: 작가 키쿠치 유우키의 트위터. @yuukikikuchi

 

 

성우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여러 의미로,
애니메이션 영화로 개봉되면 또 한 번 일본이 들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가 아니더라도 원작 만화 역시 볼 만하니, 혹시 기회가 되시면 꼭 한번 봐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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