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겨울은 한국의 부산과 비슷하기도 해서,
겨울을 준비한다고 해도 각종 난방 기구 정도라고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는데요,
일본 중에서도 춥다고 소문난, 눈의 도시 홋카이도는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요?
홋카이도에 사는 사람들에 의하면,
10월 중순 즈음에 겨울을 알리는 벌레가 날아다닌대요.
하얀 털이 난 벌레인데, 날아다니는 모습이 꼭 눈 같아서 유키무시(雪虫)라고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 벌레가 날아다니기 시작하면, 아 이제 겨울이 오는구나 라고 한대요.
그도 그럴것이, 11월부터 낮 기온이 5-8도 정도로 떨어지기 시작하고, 12월이 되면 평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홋카이도 사람들은 10월 중순부터 겨울을 준비합니다.
겨울 준비, 난방 기구의 시운전, 지붕 시설과 각 배수구 점검
도쿄에서는 적재적소에 하나씩 난방기구를 놓고 사용하는 식이었다면,
홋카이도에서는 센트럴 히팅이라는 난방기구를 사용합니다.
중앙 난방식으로, 한 군데에서 집중적으로 따뜻하게 한 온풍 혹은 온수를 집 안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라디에이터로 보내는 방식입니다.
바닥이 아닌 벽이 따뜻해져간다는 점이 한국의 보일러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인데,
초기 설치비용만 빼면 관리도 쉽고 비용도 그렇게 들지 않으면서 열을 보존하기 좋다고 하네요.
(아, 홋카이도의 집들은 열 보존을 위해 도쿄와 달리 이중창 삼중창이 기본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기구가 절대적인 난방기구이긴 하지만 플러스로 등유 스토브, 벽난로 등등 여러 난방 기구를 함께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각종 난방 기구의 시운전, 청소등을 10월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홋카이도는 그야말로 눈의 도시잖아요.
눈이 엄청나게 많이 와서 쌓이기 시작하면 금세 성인의 키를 넘어버릴 정도인데,
집 지붕에 이정도로 눈이 쌓이면 집 자체에도 하중 부담이 크고, 갑자기 흘러내리기라도 하면 사고가 날 수 있어서 처음부터 설계를 할 때
집 지붕에 눈이 쌓이지 않도록 설계를 합니다.
그 중에 한 가지가 無落雪建築라고 하는 방식으로,
지붕 중간에 길게 배수구가 있고, 그 양 쪽이 배수구를 향해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버터플라이 지붕입니다.(スノーダクト 라고도 합니다)
눈이 쌓이기 전에 흐르도록 한 후 배수구를 통해 배출하는 방식인데, 이것만 해 두기엔 눈이 결국 쌓이기 쉬워서
아예 지붕 중간 배수구 자체에 열을 가해 눈을 아예 녹여버릴 수 있는 ドレンヒーター드레인 히터를 설치한다고 하네요.
이 배수구와 드레인 히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 역시 청소와 확인을 10월부터 해 둔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각 방에 설치된 24시간 환기구, 각 베란다에 설치된 배수구와 방충망 등의 확인을 하면서 겨울을 준비합니다.
겨울을 보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부츠?
추운 도시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사실 신발이라고 합니다.
두꺼운 옷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추운 도시는 난방 대책을 잘 해두기 때문에 지하 도로, 상업 시설, 교통 기관 등 기본적으로 따뜻합니다.
그래서 옷을 입을 때도, 두꺼운 옷을 겹겹이 입고 나가면 오히려 온도 조절이 어려워서 덥고 춥고 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따뜻한 옷을 겹겹이 입는 것으로 온도 조절을 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조절이 되지 않는,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눈 쌓인 길, 얼어버린 길을 걷는 신발이라고 합니다.
아무 신발을 신고 밖에 나갔다가, 눈에 신발이 젖어버리면 .. 상상만 해도 발 끝이 시리네요.
그리고 얼어버린 길이 많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도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겨울을 보내는 풍습, 집 안에서 반팔과 아이스크림? 차가운 음료?
집 밖에 눈이 몇 미터씩 쌓여 있고, 부츠 없이는 제대로 걷기도 어려운 눈의 도시라 집 안도 결국 추운 거 아닌가?
하실 수 있는데, 사실 워낙 추운 만큼 난방에 철저해서 보통 겨울 집 안의 평균 기온이 20도~25도 정도입니다.
홋카이도에서 이 정도 기온이면 거의 여름이라, 사람들은 겨울날 집 안에서는 두꺼운 옷을 입지 않고 반팔 반바지를 입고 지낸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따뜻한 방이면, 건조하기도 하겠죠?
그래서 그런지 겨울에 아이스크림 먹는 걸 정말 좋아한다고 합니다.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방 안에서 아이스크림이라니. 상상만 해도 뭔가 포근하고 달콤합니다.
집뿐만 아니라 오피스들도 기본적으로 20~25도를 유지하고, 각종 상업시설들도 워낙 따뜻해서,
길가의 음료 자판기들도 따뜻한 음료보다 시원한 음료가 더 많다고 해요.
겨울의 음식 보존은 냉장고뿐만이 아니다?
현대 사회가 아무리 편리해졌다고 해도, 눈 쌓인 길을 달려 장을 보러 가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그래서 홋카이도의 집들에는 음식 저장고가 많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현관, 베란다, 창고 등등 집 주변 구석구석에 따로 공간이 있어서 이 저장고에 각종 음식과 과일, 술 등을 보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같은데서, 겨울 땅을 파서 무나 배추, 당근 등을 묻어두고 그 위에 거적을 덮고 다시 눈으로 덮어두는 장면, 본 적 있으신가요?
이 방법이 보존에 좋다보니, 아주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요즘도 이렇게 하는 집들이 있다고 하네요.
여기까지, 도쿄와는 사뭇 다른 홋카이도의 겨울을 다뤄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추운 도시라 그런지 난방이 확실히 잘 되어 있네요.(도쿄는.. 난방 기구를 사용해도 손이 시리고 발이 시린데.. 부럽습니다.)
여러분의 겨울 준비와 비슷한 점, 또 다른 점들은 있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몸과 마음 따뜻한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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