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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본 문화생활/일본 영화이야기

[일본 영화]수영장プール

사요는 대학 졸업 여행이라는 명목으로 타이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 쿄코를 만나러 간다.
자유분방한 엄마. 너무 자유분방해서 딸을 두고 훌쩍 떠나버린 엄마.
그런 그녀가 살고 있는 타이는 어떤 곳일까.

엄마를 보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마음을 안고 도착한 곳은 엄마가 일하고 있는 호텔.
그곳에서 사요는 엄마의 동료 이치오, 오너 키쿠코, 어린 비-를 소개받는다.
나를 두고 떠나버린 엄마. 마음속 한 구석에 아직 서운함이 남아 있는데 오랜만에 외국에서 만난 엄마는 어린 비-라는 아이를 돌보고 있다니,
복잡한 마음에 자꾸만 겉도는 사요와, 아무렇지 않게 살갑게 대하는 엄마.

 

출처: https://eiga.com/movie/54464/gallery/3/


그런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는 이치오와 키쿠코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거들지도 않는다. 그저 바라볼 뿐.
그저 사요를 타이의 관광지에 데려다주고, 잘 잤는지 밥은 먹었는지 챙겨줄 뿐이다.

눈길이 닿는 곳 마다 자연이 푸르르고, 햇살은 따뜻한 이 곳에서의 시간은 천천히 흘러간다.
급할 것도, 당장 걱정할 것도 없다.
언제나 느긋하고 친절한 이치오와 키쿠코, 말은 통하지 않지만 조금씩 다가오는 비-와 함께 지내는 동안
사요는 조금씩,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엄마와의 거리감을 채워 나간다.

 

출처: https://eiga.com/movie/54464/gallery/



"어른이든 아이든 원하는 대로 살면 되는 거야."

"엄마는 항상 그렇게 너무 쉽게 이야기해.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고. 그건 너무 무책임한 소리야. 그리고 어린이가 그런 선택을 어떻게 해."

"그럴까? 아이도 충분히 선택할 수 있어. 그리고 어쩔 수 없잖아, 그땐 그렇게 하고 싶었는 걸. 사람과 사람이 언제나 함께 산다는 게 제일 좋은 삶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제일 좋은 삶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나는 함께 살고 싶었다고. 엄마랑 같이."

"그래. 그랬구나. 알겠어. 어서 먹자."

 

 

수영장 일본 포스터. 출처:https://eiga.com/movie/54464/photo/

 

사람이 없는 수영장의 수면처럼 잔잔하게, 큰 사건 없이 흘러가는 영화를 보고 있으면 지금 나 자신이 화면 속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무겁게 다루지 않았는데도, 엄마 역의 쿄코가 노래를 부르는 씬에서는 왜인지 눈물이 납니다.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되는, 투명한 느낌의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영화 속에서 쿄코는 두 번 노래를 부릅니다. 영화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는 두 곡입니다.
youtu.be/3oq-MC_oAZQ
youtu.be/vaV74mQRKq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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