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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본 문화생활/일본 영화이야기

[일본 영화] 고백 告白 (청소년 관람 불가)

어느 중학교, 시끌벅적한 교실.
종업식을 막 끝낸 이 곳은 1학년 B반. 이제 곧 중학교 2학년이 되는 37명의 13세들이 모여 있다.

교단에 서 있는 담임, 모리구치가 조용히 입을 연다.

"제 딸이 죽었습니다.
경찰은, 사고사라고 단언하고 있지만 제 딸은 사고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
이 교실의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순간, 조용해지는 교실.

 

"저는, 임신 후에 아이의 아빠가 HIV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결혼은 하지 않았죠.

제 딸을 죽인 범인은, 두 명입니다.
소년 A가 전기 쇼크로 딸을 기절 시켰고,
소년 B가 기절한 딸을 학교 수영장에 던졌습니다.
저는 그 두 명이 누군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경찰에 알릴 것이며 어떠한 용서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두 범인이 점심시간에 마신 우유에 제 딸의 아빠 되는 사람의 피를 섞었습니다.
둘 다 남김없이 마셔 줬죠. 고마워요.
앞으로 HIV에 걸릴지, 걸리지 않을지는 운에 달린 걸지도 모르겠지만,
두 범인이 남은 인생을 보내는 데 있어 '생명'에 대해 깊이 곱씹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출처: https://hlo.tohotheater.jp/net/movie/TNPI3060J01.do?sakuhin_cd=007642

 

그 고백을 시작으로 영화는 전개되어 나갑니다.

자신이 담임으로 있는 반의 학생이 자신의 딸을 살해당했다고 하는 모리구치.
딸의 살해와 학생들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모리구치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영화는 단순히 딸의 살해의 진상을 밝히는 것만을 쫓지 않습니다.
살해와 연관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같이 그려 나갑니다.

출처: https://hlo.tohotheater.jp/net/movie/TNPI3060J01.do?sakuhin_cd=007642

 

2008년도 미스터리 소설에서 베스트 1위를 하기도 할 정도로 유명한 소설이 원작이고,
영화화하는 데 있어 담당한 감독이 나카지마 테츠야, 주연 배우가 마츠 타카코로 그 역량이 엄청났던 터에 보도되었을 때부터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출처: https://hlo.tohotheater.jp/net/movie/TNPI3060J01.do?sakuhin_cd=007642

 

나카지마 감독은 잔혹하고 잔인한 장면을 '예쁘게'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단지 영상미와 연출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미화의 의도는 일절 없습니다.)

그의 영화들은 하나같이 어둡지만 동시에 환한데,
고백이라는 영화도, 전반적으로 푸르고 어둡고 음침하지만 동시에 하얗고, 밝고, 경쾌하게 흘러갑니다.
그래서 잔인하고 무거워 보기 싫은 한편, 영상미와 연출과 음악에 끌려 결국 끝까지 보게 됩니다.

'이 장면을 이렇게 표현한다고?'....

 

출처: https://hlo.tohotheater.jp/net/movie/TNPI3060J01.do?sakuhin_cd=007642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내용 자체가 무겁기 때문에 영화만 놓고 보면 하나도 아름답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는 소년 범죄, 가정 내 폭력, 학교 괴롭힘등이 담겨 있고, 나아가 살해 모의, 살인 등의 키워드가 주가 되는 만큼,
일본에서는 15세 이하는 관람 불가였고 한국의 기준으로는 청소년 관람 불가입니다.
(중학교가 배경이라 출연자들이 15세 전후가 많은데, 그들도 출연한 영화지만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소설도 영화도, 중심이 되는 것이 '청소년 범죄'인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성의 본질'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영화는 분량의 문제로 삭제된 부분이 있으니 영화를 본 후 동명의 소설을 읽으면 더욱 이 작품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출판이 되었습니다)

 

보고 나면 이 세상에 행복이란 일미리 그램도 없는 것 같은 기분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영화입니다.
어두운 영화를 봐도 괜찮은 날, 청소년이 없는 곳에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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