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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본 문화생활/일본 노래이야기

[일본 가요] 한국에서 리메이크 된 일본 노래 가사 탐구 제1탄, '그런가봐요'와 'TSUNAMI'

by 도쿄열두시Tokyo12o'clock 2021. 1. 17.

한국 노래라고 알고 불렀던 곡들이 사실은 일본 곡의 리메이크인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박효신의 눈의 꽃, M.C THE MAX의 잠시만 안녕, 포지션의 I Love you 등이 있죠.


오늘은 그중에서도 비교적(?) 덜 알려진 것 같은,
한국 노래 '그런가봐요'와, 그 원곡 'TSUNAMI'의 가사를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한국 버젼.

...

https://music.bugs.co.kr/album/33459?wl_ref=S_tr_01_01


제목 그런가봐요 가수  V.one 브이원

고맙다는 그 말 잘 못하는 사람
미안할 땐 괜히 더 화내는 사람
통화하다 먼저 끊는 사람
지난 사랑 얘길 늘 하는 사람
미리 해둔 약속 잘 어기는 사람
했던 얘기를 또 물어보는 사람
괜찮다고 걱정 말라하면 그 말 믿는 사람 그게 나래요

그녀가 말했죠 여자를 떠나게 만드는 남자들을 아냐고
그 이유 다 갖춘 사람 (오) 다 나래요
그래서 날 떠나갔죠

*그녀는 모르죠 나 얼마나 그녈 많이 사랑한 지
그녈 위해선 아마 더한 버릇도 내가 다 고쳤을 텐데

그녀는 모르죠 내 모자란 자존심에 말 못 했던
수많은 얘길 눈으로만 말한걸
아마 듣지도 못하고 가나 봐요*

말하지 않아도 내 맘 아는 사람
약속에 늦어도 웃어주던 사람
작은 선물 뜻 없이 건네도 좋아하던 사람 그게 그녀죠

그녀는 말했죠 이별한 후에 더 차가운 여자 맘을 아냐고

만날 때 후회 없었던 (오) 그 이유라 미련조차 없다 했죠

그녀가 떠났죠 이렇게 날 미련 속에 남겨두고
미안한 일이 너무나도 많아서 후회뿐인 나를 두고
그녀는 떠났죠 다른 사랑 이래서는 안 된다며
내 마지막은 그녀였단 얘기를 끝내 듣고도 모른 채 가나 봐요

** 반복

나의 사랑이 날 두고 떠나가요

...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후, 되돌릴 수 없는 후회와 그리움을 담아 부르는 노래로,
가사에서도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부족했던 점을 이제라도 고칠 텐데.. 하는 마음이 잘 느껴집니다.
특히 저는 이별한 후에 차가운 마음이라는 가사가 와 닿았습니다.
뜨겁게 사랑한 만큼 이별 후 차가워지는 그 마음.
뜨거운 마음이 차가워질 만큼, 그동안 얼마나 많은 아픔이 있었을까요.
만날 때 최선을 다해 사랑한 사람은 이별에 미련이 없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말을 남기고 떠나는 쪽을 선택해야만 했던 그 마음이 편하진 않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전형적인 발라드의 슬프고 어둡고 느린 템포가 아닌데도,
가수의 서정적인 목소리와 가사가 잘 어우러져 이별이 아픔이 잘 느껴지는 명곡입니다.

그럼 원곡은 어떤지 볼까요?

 

...

https://cocofore-songislove.up.seesaa.net/image/Tsunami01.jpg


제목 TSUNAMI 가수 サザンオールスターズ 사잔 올스타즈
*이하 가사의 한국어 번역은 제가 노래를 듣고, 가사를 보고 느낀 것을 기반으로 의역한 것입니다.
직역이 아니라서 문법 등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風に戸惑う弱気な僕
通りすがるあの日の幻影
本当は見た目以上涙もろい過去がある
바람에도 휘청이는 나약한 나는
잠깐 스쳐가는 과거의 기억에 또 휩쓸려
사실은, 눈물 흘렸던 과거가 있거든


止めどながるさやか水よ
消せど燃ゆる魔性の火よ
あんなに好きな女性に出逢う夏は二度とない
한없이 흐르는 투명한 물,
꺼져도 또 타는 마성의 불처럼 느껴져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여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텐데

人は誰も愛求めて闇に彷徨う運命
そして風まかせ oh, my destiny
涙枯れるまで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찾아 어둠을 헤매는 운명,
그냥 바람에 맡겨버릴까
눈물이 마를 때까지

見つめ合うと素直にお喋りできない
津波のような侘しさに
I know 怯えてる hoo
めぐり逢えた瞬間から魔法が解けない
鏡のような夢の中で
思い出はいつも雨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처럼 이야기도 잘 못해
해일과 같은 쓸쓸함이 올 걸 알아서 겁이 나
만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마법에서 깨어나지 못할 정도로 좋아하지만
돌고 도는 꿈속에서
내 추억은 언제나 눈물뿐이었어서 겁이 나

夢が終わり目覚める時
深い闇に夜明けが来る
本当は見た目以上
打たれ強い僕がいる
꿈을 끝내고 눈을 뜨면 그 순간
깊은 어둠에도 빛이 찾아올까
이전보다 강한 내가 될 수 있을까

泣き出しそうな空眺めて
波に漂うカモメ
きっと世は情け oh, sweet memory
旅立ちを胸に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하늘에도 아랑곳 않고
파도를 끝없이 떠도는 갈매기처럼
사람도 과거에선 살아갈 수 없고 

새로운 한 발을 내디뎌야 하는 걸 아는데


人は涙見せずに大人になれない
ガラスのような恋だとは
i know 気づいてる woo
身も心も愛しい女性しか見えない
張り裂けそうな胸の奥で
悲しみに耐えるのはなぜ?
사람은 눈물을 보이지 않고선 어른이 될 수 없어
유리와도 같은 사랑이란 걸 알고 있지만
몸도 마음도 사랑하는 그 사람만 보여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마음을 끌어안고
난 어떤 슬픔에 왜 버티고 있는 걸까?

見つめ合うと素直にお喋りできない
津波のような侘しさに
I know 怯えてる hoo
めぐり逢えた瞬間から死ぬまで好きと言って
鏡のような夢の中で
微笑みをくれたのは誰?
好きなのに泣いたのは何故?
思い出はいつの日も雨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대로 이야기도 잘 못해
해일과 같은 쓸쓸함이 올 걸 알아서 겁이 나지만..
만난 그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고 말해줘
돌고 도는 꿈속에서
웃게 해 준 사람이 있는데,
좋아하는데, 울고 있는 건 왜일까

내 추억은 언제나 눈물이었어서..?

 

 

일본 내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노래입니다.
유명한 만큼, 이 노래를 해석한 글들이 참 많은데요, 이 노래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첫사랑'인데요,
지금 내가 이렇다! 는 직설적인 표현이 아닌, 추상적인 표현들로 짜인 가사 속에
'과거'와 '추억'이라는 단어가 등장해서일까요?
어떤 사람은 이 노래를 어느 한 여름 찾아왔던 첫사랑을 추억하는 노래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이 노래를 첫사랑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래라고도 합니다.
물론, 다 맞는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의 해석에 정답이 어디 있겠어요:)

저는 이 노래를 실연, 지난 사랑의 추억, 새로운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해보았습니다.
새로운 사랑을 만난 어떤 사람이 과거의 아픔을 다시 겪을까 봐 무서워 고민하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 앞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그런 노래로 느껴져서, 의역으로 가사를 적어봤어요.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이 노래의 한국어 번역을 적으셨더라구요.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검색해보시면 각각 다른 해석들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사가 뜻하는 바가 어떻든, 두 곡 다 멜로디도 목소리도 정말 좋습니다.
아직 들어본 적 없다, 하는 분들 꼭 꼭 한번 들어보세요!
특히 비 오는 저녁 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함께 들으시면 더 더 더 좋으실 거예요, 추천합니다 ^_^

 

 

*원곡 TSUNAMI와 관련된 TMI ↓
TSUNAMI는 2005년에 발표된 곡으로, 세월이 흘러도 명곡으로 회자되는 노래인데
제목이 쓰나미, 해일이라는 이유로 2013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티브이, 라디오 등에서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어떤 연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제 이 노래는 티브와 라디오에선 못 듣는다'는 인식을 전 국민이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목이 그럴 뿐 노래는 아무 죄가 없다는 의견, 오히려 가사의 내용을 생각하면 희생된 분들이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이 일을 잊지 말고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으니 더 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 피해가 있었던 지역 주민으로부터도 이건 사랑의 감정을 담은 명곡일 뿐 방송국이 괜찮다면 앞으로도 틀어달라는 의견 등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몇 번 공중파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자숙은 틀렸다며 앞장서 이 노래를 틀었고 한 번도 비판의 의견은 없었다고 하네요. 
원작자는, 이러한 의견을 알고는 있지만 부르기에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2018년까지 라이브 등 이 노래를 일절 부르지 않다가,
2018년 7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이 노래를 부르지 않는 것도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부르지 않았다, 이 노래를 튼다고 해서 우리 밴드는 물론 관련 스텝 전원이 그때의 재해의 잊었단 뜻이 아니다.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 곡을 틀었고, 역시 비판의 의견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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